[프롬뉴먼 인터뷰] 디어라운드 조현주 대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법

빌라선샤인의 금요일 뉴스레터, ‘From Newomen(프롬 뉴먼)’에서는 뉴먼들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다른 뉴먼들은 어떻게 일하는지, 일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어디서 인사이트를 얻는지 들어보세요.

이번 주인공은 조현주 님입니다.

 

웰에이징 플랫폼 스타트업 디어라운드를 운영하는 조현주입니다.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모아 정말 큰 일을 해내고 싶어 하는 대표이자, 그런 사람들과 무한 신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대표이기도 합니다. 13년 동안 디자인만 해왔던 저는 어머니 병간호를 통해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게 되었어요. 직장생활에서는 나름 프로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창업의 세계로 뛰어드니 모든 게 새로워요.

그동안 저는 대규모 프로젝트와 작은 스타트업을 오가며 다양한 디자인을 해왔어요. 2015년에는 철야가 많은 디자인, 그것도 IT 분야에서 10년 동안 하루 15시간씩 일하던 제게 오랜만에 휴식을 주기 위해 퇴직한 상태였죠. 그런데 친정엄마의 혹이 육종암으로 확인되면서, 제 삶을 잊고 오직 병간호를 해서 엄마를 살리는 일에만 집중하게 됐어요. 운 좋게도 석 달이라는 짧은 병간호 생활을 하고 저는 제 삶을 되찾았지만, 그 기억만은 제게 너무나 뚜렷하게 남아있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제가 돌아보아야 할 사람들에게 제 시간을 나눌 수 없는 제 삶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일 바에 차라리 그 일을 전면적으로 해버리자는 결심이 섰어요. 직장에서 하려고 했던 플랫폼의 성장, 브랜드의 의미 모두 그 안에서 찾아가자는 생각으로 디어라운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포기하고 새로운 일을 하는 게 후회되지 않냐는 질문도 받은 적이 있는데요, 저는 분야가 다를 뿐 하면 할수록 예전과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오히려 하나의 부서에만 속해서 일할 때 느꼈던 답답함이 풀리는 것 같더라고요. 디자인 일을 할 때도 IT 디자인에서 아날로그 디자인으로, 또 브랜드 디자인으로, 그리고 그다음을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저는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리모트 워크 중심으로 일하고 있어요. 임신과 육아라는 카테고리는 정형화시킬 수 없다고 생각해요. 매 순간 여러 가지 이슈가 발생하거든요. 그것도 성장단계별로 달라요. 9시부터 6시까지 사무실에서 일하는 근무환경은 이런 상황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리모트워크라는 개념을 알고 도입했다기보다, 제가 일을 하려니 디지털솔루션을 더 잘 활용해야 했던 거죠. 이동 시간이 너무 아까우니 화상회의로 구글행아웃을 사용하게 됐어요. 비동시적 소통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슬랙과 트렐로를 사용 중인데, 빌라선샤인과 코드스테이츠 등 스타트업들이 슬랙을 활용하는 모습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죠. 잘 쓰면 오프라인 못지않게 생생한 소통이 가능하더라고요.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미쳤지’와 ‘정말 시작하길 잘했어’라는 상반된 두 가지 생각을 오가고 있어요. 특히 아이는 제가 제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감당 안 되는 상황이 닥칠 때마다 옛날 속도로 업무를 진행할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죠. 그러다 보니 빠르게 가기보다는 바른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저처럼 일을 해치우듯 많이 하던 사람이 이런 방향으로 변하려면 정말 허벅지를 찌르며 참아야 하기도 해요. 답답할 때도 많았지만, 시간이 흘러 돌이켜 보면 ‘그때 그 일을 빨리 해치워 버리기 보다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해나간 게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아이가 클수록 고민도 깊어지겠지만, 저는 최대한 기술 발전을 잘 활용하며 일을 진행해보려고요.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 네트워크를 키우는 움직임에 힘을 쏟고 있어요. 제가 만들지는 못해도, 그 커뮤니티에 소속되는 것만으로도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빌라선샤인에도 가입했어요. 저 혼자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은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나의 사업

한국의 웰에이징 산업은 특히 국가 주도사업이에요. 디어라운드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전혀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어요. 열정 하나로 뛰어든 분야이기도 하고요.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네트워킹을 통해 공공기관과 민간기관 사이 중간지점의 시너지를 디어라운드가 함께 낼 수 있도록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어요. 그 첫 번째 서비스가 병원 동행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디어라운드를 창업했을 때는 임신이라는 브레이크를 달고 느릿느릿한 속도로 만들면서 나오지 않을 것 같았던 결과물인 요양 시설 비교사이트를 마침내 만들었어요. 잘 알지 못했던 요양산업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으로 인해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고요. 불가능하다고 안 하는 게 아니라, 일단 시도해보는 게 저의 강점인 것 같아요.

차가 가득한 빌딩 숲이란 거의 20, 30대의 젊은 직장인밖에 존재하지 않는 제한된 환경이잖아요. 그 안에는 아이도, 노인도 없죠. 너무 많은 사람이 본인도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요. 제가 겪었던, 또 겪고 있는 일들이 저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세대 간 분리된 공간이 아닌 융합된 온·오프라인 공간을 꿈꾸고 있어요. 디어라운드를 잘 성장시켜서 꼭 이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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